퇴직금 중간정산 조건 9가지와 미리 받으면 나중에 줄어드는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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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을 앞두고 보증금이 몇천만원 모자라면 회사에 쌓여 있는 퇴직금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퇴직금 중간정산 조건은 법에 정해진 몇 가지 사유뿐이고 그 사유에 들어가도 회사가 꼭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고민은 남습니다. 세금이 많이 빠질까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계산해 보면 세금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퇴직할 때 받는 금액이 줄어드는 쪽이 더 큽니다. 사유부터 확인하고 8년 일한 직장인을 예로 금액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 중간정산이 가능한 경우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의 9가지 사유뿐입니다.
- 전세보증금 사유는 한 회사에 다니는 동안 한 번만 쓸 수 있습니다.
- 법은 회사가 미리 정산해 줄 수 "있다"고만 정해서 사유가 맞아도 거절당할 수 있습니다.
- DB형 퇴직연금에 가입된 회사라면 재직 중에 적립금을 꺼낼 방법이 없습니다.
- 8년치 2,400만원을 미리 받으면 세금은 약 20만원이고 월급이 400만원으로 오른 뒤 퇴직하면 받는 돈이 800만원 줄어듭니다.
퇴직금 중간정산 조건은 시행령이 정한 9가지 사유입니다
퇴직금은 원래 회사를 그만둘 때 받는 돈입니다. 재직 중에 미리 받으려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 적힌 사유에 해당해야 합니다. 생활비가 모자라거나 카드값이 밀린 것만으로는 신청할 수 없습니다.
| 사유 | 붙는 조건 |
|---|---|
| 주택 구입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사는 경우 |
| 전세금·임차보증금 | 무주택자가 살 집의 보증금을 내는 경우, 한 회사에서 1회 |
| 6개월 이상 요양 | 본인·배우자·부양가족 의료비가 연간 임금총액의 12.5% 초과 |
| 파산선고 | 신청일 전 5년 안에 받은 경우 |
|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 신청일 전 5년 안에 받은 경우 |
| 임금피크제 | 정년 연장·보장을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 시행 |
| 소정근로시간 단축 | 하루 1시간 또는 주 5시간 이상 줄이고 3개월 이상 계속 근무 |
| 법정 근로시간 단축 |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퇴직금이 줄어드는 경우 |
| 재난 피해 |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사유 |
요양 사유는 병원비를 냈다는 것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연봉이 4,000만원이라면 그해 부담한 의료비가 500만원을 넘어야 하고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있어야 합니다.
전세보증금 사유는 한 회사에서 한 번만 쓸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찾는 사유는 주택 구입과 전세보증금입니다. 둘 다 무주택자여야 하고 집이 있는지는 근로자 본인 명의를 기준으로 따집니다. 그래서 배우자 명의로 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주택 구입은 근로자 본인 명의로 사야 합니다. 배우자 혼자 명의로 사는 집이면 해당하지 않고 부부 공동명의로 사는 집은 인정됩니다. 예전에 집이 있었다가 팔았다면 신청할 때 무주택인지를 봅니다.
전세보증금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동안 한 번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2년 뒤 전세를 갱신하면서 보증금이 또 오르더라도 이미 이 사유로 한 번 받았다면 다시 신청할 수 없습니다. 첫 계약 때 쓸지 다음 갱신 때 쓸지 미리 생각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를 구한다면 보증금을 지키는 장치도 같이 확인해 두세요. 조건과 보증료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과 보증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유에 해당해도 회사가 거절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는 이런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할 때 회사가 퇴직 전에 퇴직금을 정산해 줄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아닙니다. 사유가 맞는다고 해서 지급을 강제할 권리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뜻이죠.
그래서 서류를 모으기 전에 인사·급여 담당자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순서입니다. 회사가 중간정산을 해 주는지와 필요한 서류, 신청하면 언제 입금되는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회사는 정산해 준 뒤 관련 서류를 근로자가 퇴직하고 5년이 될 때까지 보관해야 하므로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함께 내야 합니다.
DB형 퇴직연금이면 미리 꺼낼 수 없습니다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해 있다면 “중간정산”이 아니라 “중도인출”이라는 다른 절차를 따릅니다. 가능한지는 회사 제도의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 회사 제도 | 재직 중 미리 받기 |
|---|---|
| 퇴직금 | 법정 사유가 있고 회사가 승인하면 중간정산 |
| DB형 퇴직연금 | 중도인출 불가 |
| DC형 퇴직연금 | 법정 사유에 해당하면 중도인출 |
| 개인형 IRP | 법정 사유에 해당하면 중도인출 |
DB형은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하고 퇴직할 때 정해진 금액을 주는 방식이라 근로자가 중간에 일부를 뺄 수 없습니다. DC형은 근로자 몫으로 적립금이 쌓이므로 무주택자 주택 구입이나 전세보증금 같은 사유가 맞으면 인출이 가능합니다.
IRP는 계좌를 해지하는 것과 법정 사유로 일부를 인출하는 것이 다릅니다. 세액공제를 받고 넣은 돈이 섞여 있으면 해지할 때 그 부분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습니다. 세액공제 구조는 연금저축 IRP 세액공제 한도와 환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8년치 2,400만원을 미리 받으면 세금은 약 20만원입니다
중간정산으로 받는 돈에도 퇴직소득세가 붙습니다. 3%나 5%처럼 정해진 비율을 떼는 것이 아니라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가 커지는 방식이라 실제 세율은 꽤 낮습니다.
30일분 평균임금이 300만원인 사람이 8년을 일하고 중간정산을 받는다고 해 보겠습니다. 퇴직금은 약 2,400만원입니다.
| 단계 | 금액 |
|---|---|
| 퇴직금 | 2,400만원 |
| 근속연수공제(8년) | 1,100만원 |
| 환산급여 (1,300만원 × 12 ÷ 8) | 1,950만원 |
| 환산급여공제 | 1,490만원 |
| 과세표준 | 460만원 |
| 6% 적용 후 × 8 ÷ 12 | 18만 4,000원 |
| 지방소득세 포함 | 20만 2,400원 |
근속연수공제는 6~10년 구간이 500만원에 5년 초과분 1년마다 200만원을 더하는 방식이라 8년이면 1,100만원입니다. 환산급여공제는 800만원에 800만원 초과분의 60%를 더해 1,490만원이 나옵니다. 2,400만원 중 세금이 1%도 안 되는 셈입니다.
다만 이 금액은 세전 퇴직금이 정확히 2,400만원일 때의 계산입니다. 보증금으로 딱 2,400만원이 필요하다면 세후 입금액이 그보다 약 20만원 적다는 점을 넣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회사에 예상 지급액을 물을 때 세후 금액도 같이 요청하면 됩니다.
월급이 오르면 미리 받은 퇴직금은 그대로 남습니다
세금보다 더 따져 볼 것은 이후의 퇴직금입니다. 중간정산을 받으면 퇴직금을 계산하는 근속기간이 정산한 날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앞의 8년분은 그때의 평균임금으로 끝난 것이고 나중에 월급이 올라도 다시 계산해 주지 않습니다.
같은 사람이 중간정산 뒤 3년을 더 일하고 퇴직할 때 30일분 평균임금이 400만원으로 올랐다고 해 보겠습니다.
| 경우 | 퇴직금 합계(세전) |
|---|---|
| 중간정산 없이 11년 뒤 퇴직 | 400만원 × 11년 = 4,400만원 |
| 8년 차 중간정산 후 3년 더 근무 | 2,400만원 + 400만원 × 3년 = 3,600만원 |
차이는 800만원입니다. 중간정산을 하지 않았다면 앞 8년분도 400만원 기준으로 계산돼 3,200만원이 됐을 텐데 미리 받은 탓에 300만원 기준인 2,400만원으로 고정됐기 때문입니다.

줄어드는 금액은 퇴직 때 월급이 얼마나 올랐느냐에 따라 커집니다. 퇴직 때 30일분 평균임금에서 300만원을 빼고 8년을 곱하면 됩니다. 퇴직 때 350만원이면 400만원이 줄고 500만원까지 오르면 1,600만원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월급이 거의 오르지 않는 직장이라면 이 차이는 작아집니다. 임금피크제처럼 앞으로 월급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오히려 미리 받는 편이 유리합니다. 임금피크제와 근로시간 단축이 중간정산 사유에 들어 있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사유별로 준비할 서류
먼저 회사 제도가 퇴직금인지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하세요. 그런 뒤 사유에 맞는 서류를 준비합니다.
- 주택 구입: 매매계약서, 본인 명의 무주택 확인 자료
- 전세보증금: 임대차계약서, 무주택 확인 자료
- 요양: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진단서, 의료비 영수증
- 파산·개인회생: 법원의 파산선고 또는 개시 결정문
전세보증금이 모자라 퇴직금 중간정산 조건을 알아보는 상황이라면 사유가 맞는지보다 회사가 해 주는지와 DB형인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둘 다 통과했다면 세금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앞으로 월급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 그만큼 나중에 받을 퇴직금이 줄어든다는 점은 계산에 넣고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이 글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소득세법의 퇴직소득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 기준, 고용노동부의 퇴직연금 설명 자료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이며 퇴직금은 30일분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근삿값으로 계산했습니다.